어느 도시였더라. 숙소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우물이 있는 곳에서 물장구 치며 놀던 아이들
퀘타 가는 길. 날씨는 덥고, 테러위험도 커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너무 컸다.

아침일찍부터 나서는 탓인지 나에게는 물을 권하는 경찰은 있었지만 경호를 위해 따라오는 경찰은 없었다. 위험하다는 신드주에 들어섰을 때도 없었고 결국엔 신드주의 석쿠루시에서 하루를 보내고 자콥아바드시로 가는 길에 경찰이 나를 세우고는 경찰경호없이 혼자 어딜가냐고 핀잔을 주었다.

자콥아바드에 도착했을 때 숙소를 잡고자 몇개의 호텔을 갔었지만 방이 만원이라 숙박이 불가능 하다고 대답했다. 다행히 마지막 하나 남은 숙소에서 방이 있다고 대답했기에 짐을 다 옮겨놓고 돈을 지불하려고 했다. 카운터의 주인은 의사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는지 영어가 조금 되는 사람을 데려와 무엇인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머물기 위해서는 허가가 필요해요. 하지만 저희들은 그런 허가증이 업어요”

“그럼, 아까는 된다고 하고 지금 안된다고 하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다른 숙소는 모두 만원이라고 얘기했던 탓에 그곳에서 잘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경찰에게 허가를 받으면 머물 수 있는거죠??!!”

“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경찰서까지 찾아가 허가를 요청했다. 경찰서장이 오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3시간을 기다리게 했다. 경찰서장이 도착한 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에게 다시 나의 사정을 설명하고, 호텔에서 자도 되겠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특별한 허가가 필요한 것처럼 행동하더니 너무 쉽게 대답을 하여 어이가 없었다.

경찰차를 타고 숙소로 되돌아가여 호텔주인에게 얘길했다.

“경찰서에서 허가받았어요. 그러니 방 열쇠 주세요”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 지더니,

“방 없어요”

그제서야 모든 호텔들이 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을 받지않기 위해 없다고 한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방이 있다고 얘기했잖아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곳에서 자지 않으면 잘 곳이 없다. 무조건 자야만 했다. 그러던 중 경찰이 올라왔다.

“호텔 앞에서 근무를 할거에요. 밖으로 나갈땐 꼭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

그때서야 주인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키를 건네주었다. 아무래도 경찰이 자기의 호텔을 감시한다는 것에 매우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도 그 경찰은 따라왔고 수퍼에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여행자들이 얘기하던 귀찮음이 그런것이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되었다. 그 이후로 계속 경찰이 따라올 것을 생각하니 끔찍했다. 자전거 타고 길을 가던 사람들이 재미삼아 뒤따라와도 짜증이나서 그들을 먼저보내고 천천히 가던 나였기에 더더욱 그랬다. 자유를 뺏기면서까지 주행을 하기는 싫어서 다음날 봉고차를 타고 마지막 대도시 퀘타로 향했다. 더이상 민폐를 끼치기 싫었다.

며칠 식량을 사려고 들른 난(빵) 가게. 더운 날씨 더하기 화덕의 뜨거움 속에서 빵을 굽고 있었다.
화덕에 반죽을 붙이고, 익은 건 빼냈다. 어마어마하게 더워보였다.
세 사람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달려라 자전거>는 2006년 6월부터 2007년 9월까지 432일동안 유라시아를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올리는 글은 그 때 당시에 쓴 글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지금의 저와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맞춤법도 안고쳤습니다. 책이 절판되어 글과 함께 사진을 더 붙여서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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