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놀라운 속도로 자라고 있는 사근초. 이 녀석은 심고나서부터 폭풍성장했다. 관행고추의 반 정도의 크기다. 고추도 벌써 몇 개씩 달았다.
바로 옆에 있는 금패초. 도중에 너무 안 자라 낙엽으로 덮어주었더니 그 다음부터 잘 자란다. 무언가 덮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텃밭 토마토. 가운데에 어설프게 보이는 녀석. 심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잘 안큰다. 낙옆으로 덮어보아도 소용이 없다.
토종 고추를 무려 800포기나 심었다. 한 번 김을 매 주었음에도 고추가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심었을 때보다 작은 놈도 있고, 큰 것은 거의 없다. 대부분 그냥 그대로.
살아 있는게 신기할 정도다. 중지 정도의 길이밖에 안된다.
밭에 있는 토마토는 텃밭보다 훨씬 잘 자랐다. 어찌된 일인지??

 

집 뒤 텃밭에 여러작물들을 심었다. 그 중 고추와 토마토는 주 작물로 아래 큰 밭에도 심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고추는 큰 밭은 완전 망했고, 텃밭은 정말 잘 자랐다. 반면에 토마토는 텃밭은 거지같고, 큰 밭에 있는 건 정말 잘 자랐다.

고추를 800포기나 심었다. 2월 말부터 모종을 애지중지 키워서 낸 녀석들이다. 둘째 윤하를 피해 해를 보게하고, 책상위로 옮겨놓고, 물을 주며 키웠다. 심는 데도 며칠 걸렸다. 쭈그려 앉아서 심는게 힘들어 겨울에는 쪼그려 걷기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그런데 800포기나 되는 고추들이 정식한 지 한달 반이나 지난 지금까지 전혀 크지를 않았다.

이번에는 비교대상이 있어서 큰 밭 고추들이 얼마나 처참한 지경인지 더 실감난다. 텃밭에 심은 고추는 정말 잘 자랐다. 퇴비나 비료를 전혀 주지 않았지만 관행고추의 반 정도의 크기는 된다. 오늘은 고추를 하나 따먹기도 했다. 역시나 토종고추 답게 과육도 두껍고, 매운듯하면서 안매운 맛을 보여주었다. 대만족이다. 큰 밭의 고추들도 잘 자라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반면, 토마토는 큰 밭에서 잘 자랐고, 텃밭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7월이 다 되었는데도 꽃도 제대로 못피웠다.

이유는 곰곰히 생각해볼 것도 없이 ‘덮기’를 해주었는가다. 그것도 지금이 아닌 지난 가을, 겨울, 봄. 잘 크는 큰 밭의 토마토밭은 토마토를 심기 전까지 지난해의 바랭이로 잘 덮여 있었다. 심을 때 바랭이를 거두어 내느라 고생을 했으니 상당히 두껍게 깔려있었다. 또, 이 두둑은 갈지 않은 지 2년이 넘었다.

고추를 심은 자리는 들깨를 심었던 곳이다. 꼼꼼히 관리하느라 김을 잘 매준 게 화근이다. 겨울을 앞두고 덮힌 풀이 아무것도 없으니 황량한 채로 봄을 맞이했다. 무경운 1년차라 땅은 딱딱했고, 애초,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텃밭 고추 밭은 작년 옥수수를 털고나서 옥수수대를 덮어두었었다. 작물을 심기전에 옥수수대를 걷어내고 심었다. 내 생각에 덮여있는 짧은 시간동안이라도 땅 속에서는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잘 자랄 수는 없다.

시골에 온 지 5년이 넘어가는 데도 농사 한번 제대로 못짓는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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