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편_리스본에서 만난 구세주 티베트 식당.

밤 늦게 도착한 리스본 시내. 정신을 차리고 사진을 찍었어야 했으나, 그 때는 기력이 모두 탈출했어서, 남은 사진은 이것 밖에 없다. 페달질이 힘들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타이어 바람이 조금씩 빠지고 있었다. 밝은 곳에서 떼우고자 급한대로 바람을 조금 넣고 올라갔다. 밝은 인도에서 바퀴를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티베트에서나 볼 수 있는 날카로운 식물의 조각이 더덕더덕 붙어있었다. 티베트에서 주행할 때도 그것 […]

111편_신나게 달려 도착한 포르투갈. 의외의 방황.

뭘 찍을 힘도 없고, 의지도 없었다. 다만 기념하기 위해 이 사진을 찍었다. 아브란테스에서 리스본까지 거리를 계산해보니 150km 정도였다. 190km가 넘게 달려본 적도 있지만 평소 80~120km 정도를 달리니까 150km 는 쉬운 거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거리를 가지고 두 번에 나누어 가기도 어중간했다. 아침일찍부터 저녁까지 달리면, 또 바람님은 도와주고 계셨으니 가능할 것 같았고, 아드레날린도 몇일간 도움을 많이 […]

110편_기념사진이 무슨 소용. 그냥가자. 얼른가자.

양떼들에 이어 소떼도 있었다. 아빌라의 성벽에서 기념사진. 정말로 어마어마한 유적지였건만, 날 붙잡진 못했다. 기가 막힌 크기, 상태였다. 수확이 끝난 밀밭 끝에서 잠을 잤다. 뭐라도 찍어볼까 해서 그동안 신고다녔던 신발을 찍었다. 일몰도 정말 아름다웠다. 세고비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빌라라고 하는 곳이 나왔다. 이곳 역시도 그저 그런 도시인줄 알았건만, 프랑스 카르카손에서 본 것과 비슷해 보이는 성벽이 있었다. […]

109편_문화유산 가득한 세고비아.

2000년 전에 만든 수로임에도 어떻게 이렇게 잘 유지가 되었는지!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스페인에서는 흔치 않게 16세기에 건설된 고딕 양식 성당 “고딕의 마지막 숨결” 이라고 부른다. 수로와 수로 아래 식당. 지나고 나니 아쉬운게 이런 식당에서 밥을 먹었어야. 광장에서 바라본 수로 건물 사이로도 이렇게 보였다.  자전거를 한쪽 구석에 묶어놓고 도시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처음보인 것이 어제 놀라움을 긁어냈던 […]

108편_칭챙총 놀리던 아이들, 내 앞에서 싸대기 날린 아빠

세고비아(Segovia)에 위치한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Acueducto de Segovia). 거센 맞바람을 힘겹게 맞서며 세고비아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바람대로 시 외곽에 대형 마켓들이 줄지어 있었지만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고원지대를 넘어오며 싱싱한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상상을 했었는데 물건너 가버린 것이다. ‘역시 도시는 내 체질이 아니야’라고 투덜거리며 시내 중심가로 향했다. 중심가로 향하는 길은 오르막이어서 더욱 더 짜증나게 했다. ‘고기도 못 먹는데 […]

107편_운명은, 내가 가는 길 위에 있다.

마을근처 과수원. 올리브나무와 포도나무가 많았다. 양들. 털을 막 깎은 것 같다. 털이 짧다. 퇴적암 지층으로 이루어진 산들. 오래전에 바다였다는 증거. 신기했다. 철도 건널목의 흔적. 폐허가 된 건물. 사람이 살지않게 된 건물들이 꽤 많았다. 사건사고도 없는 평화로운 주행길이었다. 삼각대를 세우고 셀카를 찍었다. 이럴 때 안찍으면 언제찍나. 운명은 내가 가는 길 위에 있다. = 운명은 만들어나간다. 주변은 […]

장미 첫 개화

집 앞 장미가 폈어요. 5월부터 핀다고 그러더니 올 들어 가장 더운 오늘 피네요. 그 동안은 조금 선선했었나 봅니다. 아기 주먹만한 큼직한 꽃이 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곧 피어날 장미들이 기대됩니다.

106편_마른 풍경, 별이 쏟아지는 밤

고원지대로 올라가는 길. 풍력발전기가 눈에 띄었다. 오르막을 다 올라 보니 풍력발전기가 아주 아주 많았다. 자전거 기념 사진. 자전거 핸들 가운데에 있는 하얀 부분이 지도다. 저렇게 지역 지도를 펼쳐놓고 달렸다. 대단히 메마른 풍경. 그 속의 마을. 나무들은 올리브나무가 아닐까 싶다. 다른 마을. 메마른 풍경 속에 마을은 그 풍경을 닮아 있다. 길은 지형을 그대로 닮아 위아래 좌우 […]

105편_길 위의 여자들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도로에 얇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앉아 있었다. 내가 가 본 그 어느 곳에서도 이런 장면은 없었다. 그 이후도. 도시를 헤메다 겨우 벗어나게 해준 국도를 접어들었다. 차들이 바쁘게 쌩쌩 지나가는 것이 익숙해졌을 때쯤 또다시 어여쁜 아가씨들이 아무 인연없는 도로위에 서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 들어가며 봤던 아가씨들이 설마 ‘그런 것’일까 긴가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