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편_할 수 있는 게 없어 결국 테헤란으로 떠나다.

어디더라…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아침일찍 눈이 떠졌다. 전화를 하기 위해 나가는 중에 호텔 메니져 아저씨는 경찰이 데리러 온다고 일찍 들어오라고 했다. 본척만척 고개만 끄덕이며 나갔다. 멀지 않은 곳에 은행이 있었다. 7시 반정도 밖에 안됐지만 은행에는 많은 직원들이 나와있었다. 하지만 정상영업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거기있던 남자직원에게 물었다. “영어 할줄 아세요? 환전을 하려고 하는데요..” 그는 머뭇머뭇 […]

75편_군인들의 집단폭행

에스파한 이맘광장의 모스크 나의 말에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이 올거라고 이야길 해주었다. 구급차도 온다는 얘길했지만 나는 괜찮다고 손을 저었다. 등 뒤에 선 사람들이 자꾸만 웃길래 인상을 쓰며 뒤로돌아보니, 그제서야 엉덩이가 완전히 보일만큼 바지가 찢어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반바지를 꺼내려 허리를 숙인 순간 사람들의 환호성! (자전거 탈때는 속옷을 입지 않았다.) 정말이지 빨리 경찰이 도착했다. […]

74편_불행의 시작. 이란 첫 날 교통사고.

이란 쉬라즈의 시장. 국경을 가볍게 통과했다. 세관 내에 있던 직원은 나를 본척만척. 도장만 찍었으면 가라고 했다. 나로선 좋은 결과였다. 짐을 뒤집어 봐야 나만 피곤한 것. 그곳을 빠져나오니 너무나 깔끔한 도로가 나왔다. 파키스탄 측과는 극과 극의 대조였다. 기름이 좋긴 좋나보다. 이란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기대를 해왔다. 어느 뉴스에서 미국에 대항하는 이란의 대통령의 모습을 얼핏 보았다. 핵개발과 […]

73편_결국 만나다. 총을 든 민간인.

퀘타를 떠난 뒤 곧 사람이 살 것 같지않은 사막을 만났다. 억센 사막 풀들과 칼같은 산들이 꼭 티베트에서 본 풍경 같았다. 고갯길을 넘어가는 중. 너무 뜨거운 햇볕과 공기. 물을 살 곳이 없을 것 같아 물을 많이 실었더니 기운이 싹 빠졌다. 끝도 없이 사막이었다. 퀘타를 벗어난 그곳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마치 티베트로 갑자기 돌아간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

72편_허가 없인 이동금지, 식사금지, 숙소금지

어느 도시였더라. 숙소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우물이 있는 곳에서 물장구 치며 놀던 아이들 퀘타 가는 길. 날씨는 덥고, 테러위험도 커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너무 컸다. 아침일찍부터 나서는 탓인지 나에게는 물을 권하는 경찰은 있었지만 경호를 위해 따라오는 경찰은 없었다. 위험하다는 신드주에 들어섰을 때도 없었고 결국엔 신드주의 석쿠루시에서 하루를 보내고 자콥아바드시로 가는 길에 경찰이 나를 세우고는 경찰경호없이 혼자 […]

71편_섭씨 52도. 우연히 만난 로라 남자친구.

밀밭과 나무 밀밭. 밀이 주식이라 그런지 밀 밭이 정말 많았다. 로라 남자친구. 서로 사진을 찍었다. 미리 알았던 사람처럼 친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 봤는데도 불구하고 한 시간 가량? 신비한 경험이었다. 첫날은 120km를 달려 어떤 식당의 한쪽 구석에서 잠을 잤다. 사실 수많은 모기떼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 둘째날은 잠을 못잤던 탓에 50km 만 달려 ‘사히왈’이라는 도시, ‘하라파’라고 […]

70편_결국 위험에 도전하다.

이슬라마드 야영장에서 한가롭던 한 때 이란 비자를 받고, 미룰 것도 없이 바로 출발했다. 이슬라마바드보다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한 페샤와르를 거쳐 인더스강을 따라 서쪽으로 나가는 인더스 하이웨이를 따라 퀘타를 통해 이란으로 가려했었다. 하지만 그 도로가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 한국대사관에서 알려주지 않은데다, 아무래도 ‘위험지역’인 아프가니스탄이 가까워 보통의 자전거 여행자가 다니는 물탄을 거쳐 수쿠르에서 꺾어지는 남쪽 경로를 선택했다. […]

69편_정녕 이 세상 풍경인가?!

숙소 마당에서 바라본 하늘. 일주일만에였던가. 드디어 하늘이 열렸다.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설산들도 드러났다. 키가 큰 나무들과 일출의 햇볕이 비친 구름. 너무나 또렷하게 보이는 설산. 여기도 설산, 저기도 설산. 안개가 있을 땐 안보였었다. 햇볕이 들지 않았지만, 이토록 밝은 상태에서 보는 마을도 처음.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줌을 좀 땡겨서 찍어보았다. 말도 안되는 풍경. 이 세상 […]

68편_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날씨가 흐려서 높은 산 쪽은 안개로 덮여있다. 중앙에 우뚝 선 건물이 발팃성 살구나무들이 정말 많다. 마을 건물과 설산. 설산은 흐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가게 아저씨. 여기서 말린 살구를 사서 먹었다. 성품이 너~무 좋으셨다. 몇일동안 대화만 하다보니, 훈자의 신비한 풍경이 아쉬워할 것만 같았다. 그곳까지 가서 그 풍경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흐려서 나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