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도마뱀을 처음보았다.
짐을 담당하는 노새. 앞장서는 노새는 이렇게 잘 꾸며져 있었다.
계곡들은 아주 거친 소리를 내며 흘렀다. 자연 그대로 구불구불 굽이쳤다.
거대한 풍경에 너무 놀랐다. 그런데 사진엔 잘 담기지 않았다.
숙소 앞에 있던 폭포다. 너무 멋지게 쏟아지는데, 이름이 없다. 무명 폭포였다.
아침에 마시는 차 한잔. 탁자위의 꽃.
숙소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깊은 산촌이다.
길은 물을 따라 올라갔다. 세찬 물소리는 언제나 따라다녔다.

카트만두 외곽지역이나 포카라지역과 마찬가지로 열대성 식물들로 가득했다. 가끔씩 야자나무와 바나나 나무도 보였다. 산에는 이러한 나무들로 빽빽하여 속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또, 나무들끼리 서로 경쟁을 했는지 모두들 키가 엄청나게 컸다. 가을이라 가끔씩 길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꽃도 많았다. 

그리고 많은 곤충들만큼 크~음직한 거미줄도 많이 눈에 띄었고 그곳엔 엄청나게 큰 거미들이 메달려있었다. 그 중엔 벌써 곤충을 낚아서는 거미줄에 돌돌 마는 놈도 있었다. 또, 길을 지날 때면 길 양옆으로 스스슥 피하는 놈들이 많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놈들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롱뇽이 아니라 비늘모양의 피부를 가진 도마뱀이었다.

길은 계속해서 하천을 거슬러 올라갔다. 하천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먼 길을 흘러온 것이 분명했다. 색깔은 칼슘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지 탁한 옥색을 띄고 있었다. 하천의 물소리는 계곡을 울리고 나의 귓바퀴 속에서도 거의 항상 울렸다. 그리고 거대한 폭포도 이따금씩 나타나 맑은 물을 한가득씩 쏟아내고 있었다. 분명 지도에 표시도 되지 않은, 팻말도 하나 없는 폭포였는데 매우! 웅장했다. 

좌우 깊은 골짜기를 만날 때마다, ‘캬~’하고 감탄을 뺏아가는 커다란 폭포를 지날 칠 때마다 하천의 점점 더 좁아지고 작아졌다. 대하천 좌우의 소하천에서는 계속해서 차고 깨끗한 물을 쏟아넣고 있었음에도 탁한 옥빛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없어지지 않았다.
높은 땅이었던 이곳은 이런 하천으로 인해 침식되고 또, 여러요인으로 풍화되어 계곡은 협곡을 이루고 있었다. 아니 협곡이라기보다 하천 좌우는 몇백미터에 달하는 깍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절벽엔 간간히 나무가 살고있었을 뿐 바윗덩어리 그 자체였다. 

이렇게 높은 절벽이라고는 울산바위를 제외하고는 본적이 없었기에 큰 바위에 바로 짖눌릴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산행로 좌우로 몇백미터의 절벽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물론 산행로는 절벽중간을 깎아 만든 것이라 하천방면으로 절벽이었다.

이곳에는 수나귀와 암말 사이에서 난 노새가 물류를 많은부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 노새 일행이 지나갈 때 절벽쪽에 서있다가는 치장만 멋있게 한 개념없는 노새에 치여 떨어질 수도 있는 그런상황이 많이 생겼다. 길은 좁고 노새가 메고 가는 짐은 컸기 때문. 그래서 노새 일행이 오는 것을 발견하는 즉시 길 안쪽에 붙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했다. 

그리고 엄청난 짐을 이마로 지탱하며 오르거나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포터’라고 불리는 짐꾼들이었다. 보통 한사람당 큰~배낭 두개+작은 가방 정도를 꽁꽁묶은 짐을 지고 있었다. 무게는 못해도 가방 하나당 30kg 정도 되어 보였으니 60kg에 육박. 어떤 짐꾼들은 철제 탁자를 두세개 묶어서 지고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들의 고객은 보통 작은 책가방 정도의 가방만 달랑 들고 오르거나 내려갈 뿐이었는데 너무한다 싶었다. 하루 이틀 산행도 아니고 20여일 가까이되는 산행에 저렇게 많은짐을 지게 하다니. 아무리 돈을주고 고용한 것이라고 하지만 좀 비인간적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어떤 짐꾼은 슬리퍼만을 신고 올라갈 뿐이었는데 그 발에 생긴 굳은살은 멀리서 봐도 확연히 표시날 정도였다. 

어떤 침식작용이 있었는지, 삼격형 모양의 큰 바위 풍경이 자주 나타났다.
마을 풍경
도중에 만나는 숙소풍경. 이런 숙소에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잔다. 하루에 두 번정도 마을을 만났다.
폭포 아래에서 쉬는 말
또다시 나타난 거대한 풍경
설산이 조금씩 나타났다. 돌로 만든 집 뒤로 보이는 설산.
주변엔 열대식물이 있었다. 어느샌가 침엽수들이 주변을 채우고 있었다.
이 때는 10월. 한국은 단풍으로 한 창인 때다. 저지대?는 분명 더웠지만, 중턱?에 올라오니 단풍이 들어있었다.
각양각색으로 물든 숲.
잠깐 차를 마시며 산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설산이 믿기지 않았다.
나무가 가득한 산, 아무것도 없는 바위산.
온전한 모습으로 만나는 설산. 고도가 높아질 수록 눈 덮인 산이 자주 나타났다.

<달려라 자전거>는 2006년 6월부터 2007년 9월까지 432일동안 유라시아를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올리는 글은 그 때 당시에 쓴 글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지금의 저와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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