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바 가는 길에서 본 마을과 바다.
옥빛 바다. 지중해.
유스호스텔에서 바라본 시내모습. 정말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이 빼곡하다.
그 와중에 공동주택 같은 것도 있었다.
제노바 시내. Piazza De Ferrari.
제노바 시내. Piazza De Ferrari. 주변이 너무 평온해 보였다.
제노바 시내. Piazza De Ferrari. 이곳은 제노바 명물이어서 사진 찍는 분들도 많았다.
아직도 전차가 다녀서 길은 전차의 전기줄이 길 위를 메우고 있었다.

뜻밖에 몇일간 요양했던 덕인지 아프던 다리는 아스피린을 먹지 않아도 움직이는데 무리가 없었고, 갈라진 발은 수많은 반창고 덕에 아픔을 잊고 살았다. 다행히 살은 갈라졌다가 아물기도 했는데, 가끔씩 나도 모르게 마디를 늘렸을 때는 여지없이 피가 흘렀다. 조금씩 따끔거리다가도 밴드를 두 개씩 발라놓으면 나름대로 참아볼만 했다.

LA SPEZIA에 머물지 않고 바로 기암절벽지의 배경을 이루는 산을 넘어갔다. 숲이 깊은 곳이어서 호흡도 편했고 고도 800m를 웃도는 곳이었지만 차량소통이 거의 없고 도로 상태가 양호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천만다행히 아프던 것들은 서서히 낫고 있었다. 산을 넘은 이후에는 거의 평길이 이어져 제노바까지 큰 무리없이 갔다.

제노바 역시 ‘중세 이탈리아’에 걸맞는 아름다운 중세 건축물들이 눈에 많이 띄였지만 시에나나 아씨씨, 피렌체 같은 도시가 눈에 익은 나에게는 크게 감흥을 주지 못했다. 다만 그 때부터 차츰 낫기 시작한 알레르기성 피부병이 고마울 뿐이었다. 그래도 비교적 저렴한 숙박료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치 때문에, 조금만 더 쉬면 완전히 병이 나을 것 같아 몇일을 묵었다. 

그곳에서 그 이후의 갈길에 대해서도 정해야 했다. 알프스 산을 넘고자 한다면 그곳에서 북쪽 또는 북서쪽으로 향해야했고 곧장 프랑스로 간다면 서남쪽으로 난 해변을 따라가야 했다. 너무나 유명하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알프스를 구경하느냐 여행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바다를 구경하느냐 결정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산은 많이 보아왔으므로 바다를 실컷 구경하는게 좋다싶어 바다쪽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피부병은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체력은 회복한 듯 했다. 아픈 이후로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간만에 속도가 나오니 마치 자전거 선수라도 된 듯 페달을 죽죽 밟아나갔다. 산의 끝자락이 바다와 맞붙어 도로는 끝자락의 3~4부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며 달려나갔다. 그랬기에 넓고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하늘 아래에서 신나게 나갈 수 있었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절벽아래의 조그마한 백사장에는 어김없이 피서객들이 그들만의 여름나기를 즐기고 있었다.

Cattedrale di San Lorenzo 제노바 대성당.
Cattedrale di San Lorenzo 제노바 대성당 내부.
뭔가 우리 어촌이랑은 비주얼이 많이 달랐다. 생선은 다 수입으로 유지하는 건지, 고깃배도 없고, 공판장도 없었다.
제노바 항구. 레저용 배들이 가득차 있었다.

<달려라 자전거>는 2006년 6월부터 2007년 9월까지 432일동안 유라시아를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올리는 글은 그 때 당시에 쓴 글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지금의 저와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맞춤법도 안고쳤습니다. 책이 절판되어 글과 함께 사진을 더 붙여서 올리고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