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 story

흑돼지 사육 이야기

밤 사이 불어난 식구, 하하농장 첫 출산

다음 날 새벽 6시에 축사에 갔다. 새끼들은 모두 여덟마리가 태어나 있었고, 크기가 비슷비슷했다. 건강해보였다. 어미돼지에게 밥을 주었더니 벌떡 일어나 와서 밥을 먹었다. 특별히 미역으로 끓인 죽을 함께 줬다. 산후보양식으로 미역만큼 좋은 게 없다. 밥도 많이 주고, 미역죽도 상당한 양이었는데, 금방 해치웠다.

흑돼지 입식

며칠 전 안동의 한 농장에서 흑돼지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넓은 축사에 몇 마리 들어오니 이제서야 축사같은 느낌이 듭니다. 돼지들이 없을 땐 크기가 가늠이 안됐는데, 이제사 좀 넓어보입니다.

하하농장 첫 출산

하하농장 흑돼지들이 출산했다. 아무런 인위적인 조치없이 어미의 힘, 자연의 힘만으로 모두 여덟마리를 낳았다. 새끼들은 건강했으며, 젖을 잘 빨았다. 어미는 낳자마자 밥을 모두 먹어치우고, 끓여다 준 미역국도 금방 해치워버렸다.

돼지들의 낮잠

톱밥이 두껍게 깔린 하하농장 돈사. 돼지들이 늦겨울의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낮잠잔다. 좋은 꿈을 꾸는 건지 표정이 한결같이 좋다. 건강하지 말라고 해도 건강할 것 같은 돼지들이다.

산책같은 이사

베테랑들이 모이니 이사는 딱 13분만에 끝이났다. 돼지들로서는 아쉬운 산책이었을 테다. 내가 먹이통을 들고 앞장서고, 그 뒤를 선배들이 큰 합판으로 ㄷ자 대형을 만들며 따라왔다. 낯선 사람들, 환경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잘 따라와주었다. 밥을 줄 때마다 나를 인지시키기 위해 “아저씨야~”하는데, 이 날 그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알아듣는 듯 아닌 듯 따라왔다.

하하농장 가축사육업 허가증

2019년 1월 30일 부로 하하농장이 가축사육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에 앞서 축사도 준공을 받았습니다. 축사건축을 짓기로 마음먹은 지 대략 2년만에 큰 산을 하나 넘었습니다. 앞으로 더 큰 산들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만, 법적인 문제를 해결했다는 게 참 안심이 됩니다.

볏짚 구입

볼 때마다 “그냥 좀 놔두지!” 했었는데 이제는 저도 말린 볏짚(사일리지)을 사오게 됐습니다. (–a) 돼지가 먹기도 하고, 이불로 쓰기도 하거든요.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이제는 논에서 빠져나가는 볏짚을 보아도 입을 꾹 다물게 됐습니다. ㅠㅠ

밥줘꿀꿀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돼지들이 꿀꿀거리며 밥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런 탓에 현관을 나서기가 두렵긴 하다. 딱 하루, 한 마리가 밥주러 가는데도 누워있었던 날이 있다.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시끄러워도 신나게 꿀꿀대며 밥달라고 했으면 좋겠다.

반전 있는 돼지탈출기

“어머 어떡해! 돼지들이 탈출했어!” 전화기 너머로 아내 유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던 일을 급하게 접고, 아주 전속력으로 집 앞 임시축사까지 허겁지겁 뛰어갔다. 150m를 뛰어가며 오만가지, 십만가지 생각이 멤돌았다. ‘돼지들이 산으로 올라갔다면?’, ‘논에 들어갔다면…?’ 끔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