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농장에서 처음으로 출산한 암퇘지 ‘에크’
모두 여덟마리를 낳았다. 새끼들은 젖을 잘 찾아서 빤다.
아직 제 젖을 완전히 정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옆 방의 돼지가 안부를 묻는다. “꿀꿀~”(괜찮아?)
젖을 다 먹고 조금이나마 주변 구경에 나선 새끼들

2018년 여름에 왔던 돼지들, 가을에 숫놈과 암놈들이 교미를 하는 것 같았는데 역시나 임신을 했었다. 처음이라 분간을 못했다. 임신이 확실하다는 것과 출산이 임박했다는 걸 동시에 깨달았다.

부랴부랴 새 축사로 이사를 했고, 어제 그러니까 2월 26일에 한 마리가 볏짚으로 둥지를 틀고 앉아있었다. 선배에게 물어보니 ‘출산 자세’가 맞다고 했다. 출산&조리실 준비를 허겁지겁 마치고 옮겼다.

새끼 출산까지 며칠이 걸릴 줄 알았는데, 옮기고서 한 시간 후에 첫째가 나왔다. 못 옮겼다면 낭패를 볼 뻔했다. 다른 돼지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새끼를 낳는다는 건 말이 안된다.

하루가 지난 27일 새벽에 가 보았더니 모두 여덟마리가 태어나 있었다. 태반, 탯줄 등 출산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맹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금세 먹는다고 했다. 피 냄새를 지우는 것이다.

밥을 충분히 주었는데 방금 출산을 끝낸 산모답지 않게 금세 다 먹었다. 아내는 미역국을 엄청 큰 냄비에 끓여왔는데 그것도 금세 다 먹어치웠다. 젖을 만들기 위해 그러는 것 같았다.

새끼들은 여덟마리 모두 건강해 보였다. 젖이 잘 도는 것 같았고, 새끼들도 잘 빨았다.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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