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그냥 좀 놔두지!” 했었는데 이제는 저도 말린 볏짚(사일리지)을 사오게 됐습니다. (–a) 돼지가 먹기도 하고, 이불로 쓰기도 하거든요.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이제는 논에서 빠져나가는 볏짚을 보아도 입을 꾹 다물게 됐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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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농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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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음악회를 했습니다. 옛 말로는 재롱잔치지요. 아직 애기인 줄 알았던 모하가 벌써 무대에 올랐습니다. 준비했던 노래, 춤은… 다 소화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여유롭게, 산뜻한 표정을 지으며 하던지요. 무대에 올라가고, 객석에 사람이 많으면 긴장하기 마련인데, 모하는 그런 기색 하나 없이 잘 즐겼습니다. ^_^
아침에 돼지 밥주러 가기 전 먼저 거쳐가야 할 단계가 있다. 우리집 강아지 봄눈이다. 늘 놀아달라고, 함께 하자고 번쩍 번쩍 뛰는 애인데, 배가 고플 때는 그 두 배로 뛴다.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있어다오!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돼지들이 꿀꿀거리며 밥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런 탓에 현관을 나서기가 두렵긴 하다. 딱 하루, 한 마리가 밥주러 가는데도 누워있었던 날이 있다.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시끄러워도 신나게 꿀꿀대며 밥달라고 했으면 좋겠다.
“어머 어떡해! 돼지들이 탈출했어!” 전화기 너머로 아내 유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던 일을 급하게 접고, 아주 전속력으로 집 앞 임시축사까지 허겁지겁 뛰어갔다. 150m를 뛰어가며 오만가지, 십만가지 생각이 멤돌았다. ‘돼지들이 산으로 올라갔다면?’, ‘논에 들어갔다면…?’ 끔찍했다.
전통적인 사육개념을 지금에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돼지에게서 빼앗은 햇볕과 바람, 땅은 돌려줄 수 있지 않을까.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야 돼지도 사람도 건강하다는 걸 명심하자. ‘내가 먹는 것이 나’라고 한다. ‘나’는 똥통 위에 사는 병든 돼지가 될 것인가, 햇볕받고 흙에서 사는 건강한 돼지가 될 것인가.
사람들에게 자랑처럼 ‘우린 톱밥을 채워서 돼지를 키울거에요’라고 했던 말이 가볍게 느껴졌다. 톱밥차가 쏟아 부은 양을 보고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 생각한 건 첫 번째로 도착한 톱밥을 치웠을 때, 딱 그때 뿐이었다. 한 번에 두 대가 들어온 날은 아침부터 치우기 시작해도 밤 10시 너머까지 삽질이 이어졌다. 가슴 속에 성취감 따위가 들어갈 공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날마다 ‘산’을 치워도 또 ‘산’이 생겨났다.
일을 마치고 동료들과 삽겹살 집에서 회식을 하거나,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때, 그 누구도 눈치를 보거나, 항의를 받거나, 혹은 현수막이 걸리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건강과 즐거움을 주는 돼지들과 그들을 키우는 이들에겐 혐오와 비난, 항의가 빗발친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수도공사는 공사견적에 넣지 않았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나도 모르겠다. 왜 이 공사를 맡기지 않았는지! 다행히 터닦이 공사를 한 뒤 업체사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