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엄마 젖을 물기 시작한 윤하, 오늘 부터 단유에 들어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젖을 먹고, 잘 때도 젖을 물지 않으면 자지 않았던 아이다.

2주일 전 쯤부터 준비했다. 일명 ‘원숭이 단유법’이다. 달력에 단유하는 날을 표시를 하는데 원숭이 그림을 그려놓고 매일같이 설명을 하는 것이다. “이 날부터 원숭이한테 젖을 줘야하니까 이날 까지만 젖 먹자~”하고. 아, 물론 아빠인 내가 아니라 엄마인 유하가 했다.

마침 집에는 원숭이 모양의 애착인형이 있어서 더 그럴싸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원숭이 배고프니까 원숭이 젖주자~”, “윤하는 밥도 먹고, 사과도 먹고 많이 먹으니까 원숭이 주자~”

오늘 아침 마지막 젖을 주고 원숭이가 젖을 먹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그리고 젖꼭지에다 큼지막한 반창고를 붙이고, 달력에 그려진 원숭이와 똑같은 그림을 그려넣었다. 헷갈리지 않도록.

내심 걱정했지만 의외로 잘 넘어갔다. 늘 하던거처럼 감정이 변할 때마다 젖을 찾았지만 “원숭이 줘야하니까 윤하는 그만 먹자~”하고 말하면 실실 웃으면서 다시 놀았다.

그리고 몇 시간 전, 잠자는 시간! 과연 잘 잘 수 있을까! 나는 첫째인 모하가 걱정되기도 했다. 한 성질 하는 녀석이라 윤하가 계속 울면 난리가 날 것 같아서.

일단은 윤하는 젖을 찾다가 안되니까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울음을 잘 터트리지만 확실히 다른 울음이었다. 모하는 “아빠 너무 시끄러워서 잘 수가 없어”라고 말해서 잠시 쫄았지만 양손으로 귀를 막아주니 안정이 되는 것 같았다. 다행히 금방 잠이 들었다.

윤하는 한참을 울더니 갑자기 어느 순간 조용해졌다. 시계를 보니 10시 20분, 잠자리에 든 지 30분만이었다. 첫 째 모하는 두시간이 넘게 자지러지게 울었었다. 이럴수가!!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

아직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단유를 기념하며 아내 유하와 맥주를 마셨다. 캬~ 유하는 거의 52개월 만에, 마음 편하게 마시는 맥주였다. (가끔 한 모금씩은 마셨으므로) 갑자기 조용해진 이유를 들으니, 계속 토닥여주다가 꽉 끌어안아주니 확 잠들더라는 것이다. ㅋㅋㅋ

유하야 젖주느라 고생했어! ^^ 윤하야! 젖먹느라 고생했어~ 이제 밥 많이 먹어~

이 글은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서정*

    모유를 먹여본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요. 윤하의 젖떼기가 빠르게 성공하기를 응원합니다.

    저도 모유수유를 끝내고 이유식하면서 텃밭에서
    농사를 시작한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1. 김 성만

      일단, 첫 댓글 감사합니다. ^__^
      윤하는 첫 날에 잘 넘어가는 것 같았는데 새벽에 깨서 3시간 동안이나 놀다 잠들었어요.
      다행히 둘째 날인 어제는 조금씩 깨긴 해도 잘 넘어갔어요.
      아내 유하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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